
매일경제사회2026-06-02 09:46
“관행에 안주한 것이 실패 원인”…한화에어로, 대전 폭발사고 안전관리 미흡 인정
요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회사 측은 반복된 안전 관리 소홀과 관행에 대한 자성을 표명하며, 향후 안전 체계 개선을 약속했다. 대표이사는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전체 기사 내용
사진 확대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5명의 사망자와 2명의 부상자를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회사 측이 안전관리의 한계를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반복된 사고에도 불구하고 기존 작업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한 점이 사고 원인 중 하나였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가재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은 2일 대전 유성구청에서 열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타성과 관성에 젖어 기존 작업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수십 년간 이어진 관행을 답습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 가 사업장장은 여러 차례 ‘반성’을 언급하며 자세를 낮췄다. 전날 현장 브리핑에서 폭발이 발생한 세척 작업에 대해 “평소 위험한 작업으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이후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고는 로켓 추진체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공구에 남아 있던 화약 성분을 세척하던 중 발생했다. 회사 측은 그동안 “화약은 물에 닿으면 위험성이 크게 낮아진다”고 설명해왔다.
이에 대해 가 사업장장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라며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폭발 당시 사용된 세척제와 관련해서도 안전성 검토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가 사업장장은 “제품의 안정성과 폭발 위험성 등을 검토한 뒤 사용 승인을 내린다”며 “당시에는 안전하다고 판단했지만 결과적으로 판단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가운데 20대 비정규직 근로자 2명이 포함된 것을 두고 안전교육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그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교육을 이수해야 작업장 출입이 가능하며 작업도 표준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며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에는 작업 전 30분간 안전교육과 장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과거에도 대형 폭발 사고가 반복됐다. 2018년 5월 고체연료 충전 과정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9개월 뒤인 2019년 2월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회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가 사업장장은 “새롭고 진보된 기술을 적극 도입해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국방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해당 세척 공정과 관련해 새로운 설비 투자와 기술 검토를 진행 중이었는데 사고가 발생해 더욱 안타깝다”며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 여러 안전대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완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으로 추가적인 안전 확보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도 재차 고개를 숙였다.
손 대표는 “희생된 동료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 대표이사로서 져야 할 책임과 처벌이 있다면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