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값 더 오를 것" 1억 넘게 토해내도 주택연금 깬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606/AA.44504543.1.jpg)
한국경제경제2026-06-02 08:48
[단독] "집값 더 오를 것" 1억 넘게 토해내도 주택연금 깬다
요약
주택연금 해지 건수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38% 증가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주택연금 중도 해지를 부추기고 있으며 신규 가입자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안정화 의지와는 다르게 시장 심리는 긍정적이지 않다.
인사이트
투자자들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 기대가 계속되는 한 주택연금 해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전체 기사 내용
집값 경고 안통하네…주택연금 해지 최대
"집값 오른다" 해지 38% 증가
정부 기조와 시장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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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다시 들썩이는데다…주식서 번 돈, 부동산 유입 전망
집값 상승기마다 해지 되풀이…중도이탈 막을 방지책 필요
◇반복되는 해지 증가
◇신규 가입 늘었지만 이탈도 계속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의 해지 건수가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그동안 받은 연금과 이자, 보증료를 한꺼번에 갚고 주택연금을 깨는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를 강조하지만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택연금 해지는 92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 증가했다. 1~4월 누적 기준으로는 부동산 ‘패닉바잉’(공황 매수)이 절정이던 2021년(1415건) 후 가장 많다. 이 기간 주택연금 중도 해지에 따른 상환액은 1409억원이었다. 해지 신청자 한 명당 평균 1억5200만원을 갚은 셈이다.주택연금은 보유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평생 연금을 받는 제도다. 가입 당시 주택 가격과 연령 등을 기준으로 월 수령액이 정해진다. 이후 집값이 올라도 기존 가입자의 연금액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같은 주택이라도 가입 시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달라지는 이유다. 중도 해지하려면 그동안 받은 연금뿐 아니라 이자와 보증료까지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2022년 7월 10만 명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 15만 명을 돌파했지만 최근 해지가 늘고 있다.해지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주택시장 불안이 꼽힌다. 매매 가격뿐 아니라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며 주택 보유에 따른 기대수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매매와 전세, 월세가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공급 확대책이 부족한 가운데 증시에 몰린 유동성이 향후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택연금 해지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60대인 A씨는 5년 전 가입한 주택연금을 지난달 중도 해지했다. 실거주 중인 서울 성동구 아파트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깨고 있어서다. 집값은 30% 이상 올랐는데 주택연금 수령액은 신청 당시 시세를 기준으로 산출해 고민 끝에 주택연금을 해지했다. A씨는 “당분간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아내와 상의한 끝에 주택연금을 그만 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자 주택연금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던 고령층의 선택도 흔들리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에 매달 연금을 받는 대신 주택을 온전히 보유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불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가입자 이탈은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올 들어 매달 200건을 웃돌고 있다. 지난 1월 222건으로 시작해 2월 228건, 3월 245건, 4월 232건으로 집계됐다. 통상 월 100건 안팎이던 해지 규모가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주택연금 해지가 늘어난 것은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다.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1월 124까지 올랐다. 2021년 10월 후 4년3개월 만의 최고치다. 지난달에도 전월보다 8포인트 오른 112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내릴 것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의 주택가격과 연령 등을 기준으로 월 수령액이 정해진다. 이후 집값이 올라도 기존 가입자의 연금액은 늘지 않는다. 반대로 집값이 오른 뒤 새로 가입하면 같은 주택이라도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집값 상승기마다 주택연금 해지가 늘어나는 이유다.부동산 활황기이던 2021년이 대표적이다. 당시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연간 4118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동시에 신규 가입 건수도 1만 건을 넘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본 가입자는 기존 계약을 깼고, 현재가 고점이라고 판단한 고령층은 새로 가입하면서 엇갈린 선택이 동시에 나타났다.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해지뿐 아니라 신규 가입도 함께 늘고 있다. 올해 1~4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53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증가했다. 1~4월 기준으로는 2023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다.다만 신규 가입 증가는 집값 안정 기대보다 제도 개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수령액 인상, 초기 보증료 인하 등을 담은 주택연금 개선 방안을 내놨다. 신규 가입 건수는 1월 929건, 2월 780건에 그쳤지만 제도 개편이 일부 적용된 3월 1287건, 4월 2322건으로 늘었다.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신규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는 효과를 냈지만, 기존 가입자의 이탈까지 막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집값 상승 기대가 유지되는 한 기존 가입자는 연금 수령보다 주택 보유 이익을 더 크게 볼 가능성이 있어서다.전문가들은 증시 호황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변수라고 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한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이동하면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급등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뒤에는 더 안정적인 시장을 찾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 주택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요인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키우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 등 추가 유인책이 없다면 주택연금 이탈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