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경제2026-06-02 08:54
석유·가스값 뛰는데…전기료는 왜 하락했나
요약
국제 석유·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국내 전기요금은 소비자물가와 대조적으로 하락했다. 이는 가스 가격 반영 시차와 봄철 전력 수요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인하도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와 국제 가스 가격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투자자들은 에너지 관련 주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체 기사 내용
LNG값 3~4개월 시차 두고 반영
전력기금 인하·수요감소 효과도
국제 석유·가스 가격 급등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2개월 만에 3%를 넘어섰지만 전기료는 오히려 하락했다. 급등한 가스 가격이 국내 전기료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데다 봄철 전력 수요가 감소해 전기요금 지출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료는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동북아시아 시장 근원물 기준)이 100만BTU(열량 단위)당 12.16달러에서 18.3달러로 50% 이상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 전기료가 국제 가스 가격과 전력도매가격(SMP)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소비자물가의 전기료는 가계가 납부한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산출한다”며 “주택용 전기요금이 사실상 동결된 데다 5월은 냉난방 수요가 크지 않은 경부하기여서 전력 사용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실제 납부액을 기준으로 보면 전기료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기요금의 일정 비율을 부과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을 인하한 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원래 전기요금의 3.7%인 부담금 비율을 2024년 7월 3.2%로 낮춘 데 이어 지난해 7월엔 2.7%로 추가 인하했다.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더라도 부담금이 줄어들어 실제 납부액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급등한 국제 가스 가격이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와 맞물려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발전업계는 국제 가스 가격 변동이 국내 전기요금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3~4개월 시차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국가스공사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